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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방송

[영화] 씨 하우 데이 런 (See How They Run, 2022)

by 신어지 2022.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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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추리 소설 작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거나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영화는 많았지만 [씨 하우 데이 런]과 같은 "아가사 크리스티 본인 등판" 영화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물론 오래 전에 사망한 아가사 크리스티 작가가 실제로 등장하는 건 아니고 아가사 크리스티 작가의 희곡 작품을 소재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예 배역 중에 하나로 등장시키는 영화라는 말씀입니다.

 

 

고풍스러운 1950년대 런던을 배경으로 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추리극 - 자, 이 가운데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요? - 형식의 코미디물이라는 점에서 최근 영화들 중에서는 <나이브스 아웃>(2019)과 비교가 될 만 하고, 미술 등 스타일 면에서는 조금 저렴하게 만들어진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같기도 합니다. BBC 드라마 <This Country>(2017 ~ 2020) 등을 연출했던 톰 조지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인데 살짝 어설픈 감이 없지 않습니다. 지난 9월과 10월에 여러 나라의 극장에 걸리긴 했지만 제작비의 절반도 회수하지 못하고 국내에는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이하 스포일러)

 

 

아가사 크리스티의 희곡 <쥐덫>이 런던에서 연극으로 공연되어 100회를 돌파하고 그런 인기에 힘입어 영화 제작이 준비되던 중에 영화의 연출자(애드리안 브로디)가 살해됩니다. 주인공 스토파드 형사(샘 록웰)과 스토커 경관(시얼샤 로넌)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투입되지만 서로 상반된 성격 만큼이나 협업은 잘 이루어지지 않을 수 밖에요. 급기야 연극 공연이 진행되던 중 극장 안에서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가 죽는 두번째 살인이 일어나고, 이후 사건의 범인으로 용의선상에 오를 만한 인물들 모두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집에 모였을 때 진범이 정체를 드러냅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과 연극을 소재로 하고 아가사 크리스티 작품의 클리셰들을 차용하면서 시종일관 허허실실하는 개그를 추구하는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샘 록웰과 애드리안 브로디는 제법 잘 어울리는 배역으로 출연한 편이지만, 시얼샤 로넌의 경우 영국식 영어를 (샘 록웰과는 달리) 꽤 맛깔나게 구사한다는 점 외에는 왜 굳이 이 영화, 이 배역에?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편입니다. "모든 사항을 메모하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초짜 경관 역을 통해 다소 무거운 편이었던 평소 이미지에서 조금이나마 탈피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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