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리고 널린 게 고깃집이고 그 중에서도 많고 많은 게 삽겹살 집일텐데, 이매동 [느티나무집]가 소개할 만하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첫째로 어느 삽겹살 집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진짜 맛집인 것이 분명하고(그래서 최근에 삽겹살 먹을 일 있을 때는 더 찾아볼 필요도 없이 이 곳으로 가고 있고) 둘째로 오고 가다 쉽게 눈에 띄어 들를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매우 번거롭게도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위치에 있는 숨은 맛집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가장 가까운 전철역이 이매역인데 가장 가까운 출구에서 나와 조금 걸어 들어가야 합니다. 분당 내 지하철역들 가운데 주변 상권이 크게 발달되어 있지 않은 유일한 역이 이매역인데 성남아트센터 주변 골목으로 빌라와 작은 상가들이 조금 형성된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근처에 다른 삼겹살 구이 집이 한 군데 더 있지만 그곳은 오래 전에 한번 갔을 때 특별히 맛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별다른 특색도 없어 이후로 한번도 다시 찾지 않았었습니다 - 아무 가게나 다 맛있다고 포스팅을 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말씀 드립니다.
저녁 식사 시간에 찾아갔더니 벌써 어두워져서 야간 사진이 되었습니다. 요즘 휴대폰은 밤에 찍어도 사진이 곧잘 나오는 편이네요. 단독 주택을 개조한 것 같은 오래된 느낌의 식당인데 덕분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서 바닥에 앉아 식사를 하는 곳 외에도 야외 테이블, 실내 테이블 등 좌석은 넉넉한 편입니다. 이제는 날씨가 추워져서 야외에서 식사하는 분들은 많이 없어지겠네요.
위 사진은 생 목살과 삼겹살 4인분인데 1인분 180g에 1만7천원입니다. 이 보다 조금 더 비싼 생 삼겹/목살 집도 있을 수 있고 좀 더 저렴한 돼지고기 구이집을 찾기가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느티나무집]은 취급하는 이 생고기 자체가 아주 맛이 좋습니다. 메뉴판에는 한돈이라고만 적혀있는데 특히 목살의 경우 삽겹살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고 맛이 아주 좋습니다. 삽겹살은 정확히는 오겹살인 듯 껍질 씹히는 식감이 있습니다. [느티나무집]에서 생살매기살도 취급해주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메뉴에 없어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외 1인분 250g에 1만7천원 하는 양념 돼지갈비도 인기 메뉴입니다.
철판을 쓰기는 하지만 밑에는 숯불을 깔아서 굽습니다. 돼지고기는 고기만 좋으면 가스불에 철판구이를 해도 먹을만 하지만 기왕이면 고기는 역시 직화 구이를 해서 먹는 맛이 더 좋을 수 밖에 없겠죠. 꽤 좋은 숯을 쓰는 것 같은데 소고기와 달리 돼지고기는 석쇠가 아니라 저런 철판을 쓰는 점이 아쉽습니다. 갈매기살의 경우 철망으로 굽는 경우가 많은데 갈매기살과 달리 목살, 삼겹살은 고기 특성 상 철망 위에서는 조리하기가 쉽지 않은 점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상차림입니다. 잘 구워진 고기를 양념장에 적셔진 채소(콩나물과 파절이)와 함께 먹으면 그것만으로도 간이 딱 좋습니다. 묵은 김치를 함께 주시기 때문에 고기를 한번 구워 기름이 칠해진 철판에 구워먹으면 좋은데 이 김치는 간이 좀 쎈 편이더군요. 후식은 된장찌개나 냉면 모두 수수하지만 맛은 좋은 편입니다. 기본 반찬을 먹어보면 그외 다른 음식들도 어떻겠구나 알 수 있는데 [버드나무집]도 어느 메뉴를 먹더라도 고르게 맛이 좋을 수 밖에 없는 곳입니다.
성남대로 쪽에서는 보이지도 않는 가게인데 이곳에서 꽤 오래 영업을 하면서 입소문이 많이 났는지 찾아오는 손님은 항상 많은 편입니다. 저희 가족은 최근에야 이 가게를 알게 되었는데 이후 삽겹살 먹을 일이 있으면 이곳으로만 가고 있습니다. 돼지고기가 다 똑같지 뭘 굳이 찾아가서 먹기까지 하느냐는 정도시라면 그냥 가까운 곳에서 드시면 되겠고, 기왕 좀 좋은 고기를 제대로 내놓는 집에서 먹고 싶다 하시는 분이라면 [버드나무집]에서 실망하실 일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단, 세련된 인테리어는 기대하지 마세요.
(가게 주인께서는 제가 다녀간지도, 이런 리뷰를 쓰는지도 모르는 내돈내산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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