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더 스트레인저]를 감상했습니다. 넷플릭스 시청자들을 타켓으로 처음부터 기획, 제작한 작품이 아니라 호주에서 별도로 제작된 영화의 판권을 구입해 스트리밍하는 경우인 것 같습니다. 제작사는 Anonymous Content, Blue-Tongue Films, Rocket Science, See-Saw Films 네 곳이나 되는데 한국 관객 입장에서는 모두 낯선 이름들이네요.

[더 스트레인저]에 관심을 갖게 되는 첫번째는 아무래도 주연 배우들입니다. 호주 출신으로 좋은 배우를 넘어 제작자로도 활약하고 있는 조엘 에저튼과 영국 출신 배우로 최근 [미션 임파서블]에서의 악역으로 알려진 숀 해리스가 나란히 덮수룩하게 수염 기른 모습으로 나와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두 사람이 [더 킹 : 헨리 5세](2019)과 [그린 나이트](2021)에도 동반 출연했던 걸 보면 상당히 좋은 사이인 것 같습니다. 여기에 범인을 잡기 위해 잠입수사를 하는 내용이라고 하니 [무간도](2003)와 [디파티드](2006)를 떠올리며 영화를 보기가 쉽겠죠.
(이하 스포일러)

[더 스트레인저]는 호주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2003년 13세 소년의 실종/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있었지만 아무런 물증을 확보하지 못해 풀어줄 수 밖에 없었고 이후 범인의 자백과 물증 확보를 위해 당시 호주 경찰이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여야 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더 스트레인저]는 [무간도]와 같은 언더커버 수사극이기는 하지만 사회적인 맥락상 [살인의 추억](2003)에 좀 더 가까운 작품이라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물론 [더 스트레인저]와 [살인의 추억]을 직접 비교한다면 유사점 보다는 차이점이 훨씬 더 많긴 하겠지만요.
호주 내에서는 상당히 유명했던 사건이었고 모두를 힘들게 만들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더 스트레인저]에는 그 고단함이 고스란히 묻어나와야 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 소개에는 잠입수사 과정에서 형사와 범인이 깊은 우정을 쌓게 되어 갈등할 일이 있는 것처럼 적혀있지만 제가 보기에 형사가 느낀 감정은 우정으로 인해 범인에게 느끼는 미안함이 아니라 그 역시도 피할 수 없었던 공포감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토마스 M. 라이트 감독은 그런 주인공의 불안함과 고통스러운 내면 상태를 전달하기 위한 화법을 구사합니다. 대중적인 스릴러나 액션 영화에서 익숙해진 화법과는 거리가 먼, 다소 실험적인 느낌을 주는 연출로 해당 사건과 당시의 우울함이나 답답한 심정을 재현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는 작품이 [더 스트레인저]라고 하겠습니다. @

'영화 & 방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칠드런 오브 맨 (Children of Men, 2006) (2) | 2022.10.30 |
---|---|
[시리즈] 안도르 5화, 6화 (0) | 2022.10.29 |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 시즌3 국대패밀리 vs 탑걸 (슈퍼리그 A조 두번째 경기) (0) | 2022.10.27 |
[단편]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 (Werewolf by Night, 2022) (2) | 2022.10.26 |
[시리즈] 작은 아씨들 (Little Women, 2022) (0) | 2022.10.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