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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방송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 (Im Westen Nichts Neues, 2022)

by 신어지 2022.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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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제작한 신작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1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어느 독일 병사의 시각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신작 영화라고는 하지만 제목부터 왠지 신작 같지 않았던 이 영화는 역시나 1929년에 출간된 에리히 마리아 르마르크의 동명 소설을 다시 한번 영화화한 작품으로 1930년과 1979년에 이미 동일한 제목으로 영화화된 이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앞선 두 편의 영화가 모두 미국에서 제작한 영어 영화이다 보니 비로소 원작 언어인 독일어로 제작된 이번 세번째 작품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930년작은 미국에서 촬영되었고 1979년작과 이번 2022년작은 모두 체코에서 촬영된 점 또한 이채롭습니다.

 

(이하 스포일러)

 

 

17세의 나이에 1차 대전의 서부전선, 즉 프랑스 전선에 배치된 주인공 파울 바우머(펠릭스 크레메러)와 전우들이 겪게되는 개고생과 죽음들을 최신의 영화 기술을 통해 더욱 실감나게 조명하는 작품이 이번 [서부 전선 이상 없다]의 세번째 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 전쟁이 시작된지 만 3년이 조금 넘는 시점에 독일 황제가 폐위되고 1918년 11월 11일 새벽, 독일 대표단과 프랑스가 만나 평화 협정(사실상 독일의 항복 문서, 이로 인해 독일은 막대한 국가 채무를 지게 되고 훗날 나치 독일과 2차 세계대전으로 연결됨)에 서명하게 되는 과정이 겹쳐집니다. 전선에 나선 일선 병사들의 참상과 독일 대표단이 누리고 있는 환경의 차이가 극명하게 대비되기도 합니다.

 

 

대표단이 협정서에 서명한 시점부터 6시간 후, 오전 11시가 되면 종전이 효력을 발생하게 되는데 주인공의 부대를 지휘하던 독일 제국의 지휘관은 집에 돌아갈 희망에 부풀어 있던 병사들을 다시 한번 전선에 투입합니다. 전우들을 모두 잃고 약간 넋이 나간 상태로 전투에 임하던 주인공은 결국 휴전의 순간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죠. 전쟁의 비극성과 안타까움을 강조하기 위해 지나치게 작위적인 연출을 했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영화 전반에 펼쳐지는 아날로그한 전쟁 스펙타클과 잔혹함은 별다른 손색이 없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IMDb 평점이 8.0이나 되길래 바로 시청을 했는데 전쟁에 대해 뭔가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그 보다는 반전 영화의 클래식이라 할 수 있는 원작을 잘 살려냈다는 점에서 점수를 잘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개인적으로 제목만 낯익었던 그 작품을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진 작품을 통해 자세히 알 수 있게 된 점이 좋았습니다. 작품의 제작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현재 진행형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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