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안도르 11화 - 페릭스의 딸
스타워즈 드라마 [안도르] 시즌 1의 11번째 에피소드가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이하 스포일러)
시즌 파이널을 앞둔 [안도르]에 작지만 거대한 상황 변화가 발생합니다. [안도르] 11화는 카시안 안도르(디에고 루나)의 양어머니 마바(피오나 쇼)의 죽음으로 시작되고 그 소식이 카시안에게 전해지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마바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가 없고 그녀의 죽음을 슬퍼하는 드로이드 B2EMO와 페릭스의 주민들이 보일 뿐입니다. 마바의 죽음은 일견 빅스(아드리아 아르조나)가 제국 보안국에 끌려가 심문을 당하느라 병약해진 마바를 돌봐줄 수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페릭스의 주민들은 마바의 장례식을 준비하고 이것은 장안의 화제 제국 보안국은 이것을 카시안 안도르를 체포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페릭스에서 카시안에게 당한 일은 되갚아줄 기회만 찾고 있던 시릴 칸(카일 솔러)도 이 소식을 듣고는 지체 없이 페릭스로 향하게 되지요.
12화에서 결국 카시안이 어머니의 장례식을 보기 위해 페릭스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라면 지난 8화 ~ 10화까지 3개 에피소드를 할애해서 다뤄진 "카시안 안도르의 나키나 5 감방 생활"는 어쩌면 아예 없었어도 상관 없었던 독립적인 이야기가 되는 셈입니다. 7화에서 카시안이 페릭스를 떠난 이후 줄곧 휴양 행성 니아모스에만 조용히 머물다가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페릭스로 다시 향하게 되었더라도 전체적인 흐름 상 문제될 건 없었다는 것이죠. 물론 나키나 5 수용소를 통해 제국의 폭정을 더욱 부각시키고 8화 ~ 10화에서 다뤄진 내용 자체가 재미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기껏 수용소를 함께 탈출했던 동료 멜쉬(던컨 포우)와 나키나 5의 실정을 널리 알리자며 헤어지는 모습을 보니 이럴 거면 여태 왜?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나키나 5 수용소가 있던 행성에서 벗어나는 방법도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사방에 바다로 가로 막힌 나키나 5 수용소를 탈출하는 방법이 "바다에 뛰어들어 헤엄친다"였듯이 외딴 행성을 벗어나는 방법도 "원주민의 도움을 받는다"였네요. 마치 중세 일본의 어부나 해적들과 같은 모습의 원주민들은 자신들의 비행선을 탈취하려던 카시안과 멜쉬를 포획하지만 제국 수용소를 탈출한 이들이 원하는 곳(니아모스)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제국의 수용소 때문에 물이 더럽혀졌고 그로 인해 예전처럼 어획이 잘 안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불만이 컸기 때문에 제국에 반기를 들거나 괴롭힘을 당하는 이라면 누구에게나 흔쾌히 도움을 줄 수 있게 된 것이죠. 제국의 횡포가 심해질 수록 은하 시민들의 반발과 결집에는 도움이 된다는 루센 라엘(스텔란 스카스가드)의 통찰이 증명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한편 루센 라엘은 쏘우 게레라(포레스트 휘태커)에게 돌아가 스펠라우스 발전소를 공격하려던 자신의 작전이 제국 보안국에 발각되었다는 사실을 알립니다. 쏘우는 이제서야 알게된 루센 라엘의 스파이 행위가 못마땅하면서도 대의와 제국 보안국에 심어놓은 스파이를 보호하기 위해 작전에 투입된 크리거와 30 여 명의 대원들을 희생시키는 일에 찬성을 하게 됩니다.
루센 라엘은 돌아오는 길에 마주친 제국 함대의 검문을 거부하고 탈출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 루센 라엘의 전투력이 상당한 수준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국 함대가 하찮은 수송선이라고 생각해서 방심했던 탓도 있지만 함선의 견인 장치를 무력화시키고 제국 전투정 4대를 단숨에 제압한 후 하이퍼스페이스로 사라지는 모습은 스타워즈 세계관 내에서도 상당히 화끈한 전투 장면으로 언급될 수 있을 법 합니다. 특히 비행선의 양쪽으로 붉은 라이트세이버(와 비슷한 형태의 무기)가 전개되어 제국 전투정을 처리하는 장면은 상당히 이채로웠는데요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루센 라엘도 제다이가 아니냐는 루머가 있는 듯 합니다.
니아모스로 돌아와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된 카시안의 슬픔과 노을 진 수평선을 배경으로 [안도르] 11화는 마무리됩니다. 장례식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만 어쨌든 카시안은 다시 페릭스로 향하게 되겠지요. 드디어 [안도르]의 주요 등장인물들이 한 자리에 모일 차례가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