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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롤의 습격 (Troll, 2022)

신어지 2022. 12. 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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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공개된 [트롤의 습격]입니다. 트롤이라고 하면 북유럽 동화에 나오는 숲 속의 요정 같은 걸 뜻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킹콩이나 고질라와 같은 괴수로 재해석을 했습니다. 무엇보다 넷플릭스가 아니었으면 좀처럼 보기 어려웠을 노르웨이 영화라고 하니 이런 기회를 놓치면 아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플레이 버튼을 눌렀네요.

 

 

바이킹의 나라 노르웨이에서 트롤에 관한 전설이 어떤 내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간 우리에게 알려져왔던 조그마한 숲 속의 인형 같은 존재가 아닌 괴수물로도 해석이 가능한 내용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19세기 노르웨이에 처음 기독교가 전파되어 국교로 채택되는 과정과 트롤의 몰락을 연결시켜 해석하고 있고 나치 독일의 침공 사건과도 연관키시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하는 노르웨이 영화 답게 영화 초반을 채워주는 노르웨이의 풍광들은 그것만으로도 [트롤의 습격]의 시작 버턴을 누를 가치가 충분합니다. 빙하에 의해 형성된 피요르드 해안으로도 유명한 노르웨이의 험준한 지형은 영화를 통해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는 잉글랜드나 스코틀랜드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스펙타클을 과시합니다. 그런 자연 환경에서 전설이 현실이 될 때 [트롤의 습격]에서의 괴수와 같은 존재가 등장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듯 합니다.

 

(이하 스포일러)

 

 

[트롤의 습격]은 노르웨이의 독특한 풍광 속에서 트롤의 전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산맥을 뚫어 도로를 만들려는 인간의 자연 파괴로 인해 잠에서 깨어난 트롤이 향하는 곳은 다름 아닌 노르웨이 남단의 수도 오슬로인데 입헌군주제의 나라인 노르웨이 왕궁 지하에 트롤 종족의 유골들이 나오는 장면은 나름 '저 트롤은 대체 왜?'에 대한 해답을 알려줍니다. 하지만 '그래서 뭘 어쩌자고?'에 대해서는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한 채 이 거대한 트롤은 그저 인간들에게 자연재난과 같은 위협일 뿐이고 인간은 그 재난에 맞서 싸워야 할 따름입니다. 도심에서 핵무기 같은 무기를 사용하면 인간에게도 피해가 막심한데 기왕이면 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재난을 멈추게 하고 싶을 뿐이죠.

 

 

의로운 주인공들은 트롤 재난을 멈추려는 목적으로 과도한 무기를 사용하려는 정부의 오작동을 멈추고 트롤을 도심 외곽으로 유인한 뒤 자외선 장치를 통해 트롤을 제압하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트롤을 죽이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은 주인공 노라 티데만 박사(이네 마리 윌만)는 자외선 장치를 멈추게 하지만 새벽의 강한 햇살은 트롤의 숨통을 삽시간에 끊어놓고 말지요. 진작에 흐린 하늘이 걷히고 햇살 한번만 제대로 쬐어주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텐데 오슬로 도심을 한 차례 휩쓸고 난 뒤에야 고개를 내민 햇님이 야속할 따름입니다.

 

 

시각적인 스펙타클이 나쁘지 않았고 북유럽의 전설을 재해석한 트롤이라는 존재도 이채롭기는 했지만 이 영화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는지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아 아쉽습니다. 혹시나 노르웨이에게 킹콩이나 고질라와 같은 괴수물 보유국으로의 지위를 부여해주고 싶었던 단순한 의도 외에 별다른 생각이 없었던 거라면 그저 더 나은 이야기를 들려줄 미래의 트롤에게 기대해보는 수 밖에 없을 듯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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