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방송

[시리즈] 제다이 이야기 (Tales of the Jedi, 2022)

신어지 2022. 11. 11. 05:58
728x90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한글 자막과 함께 신작 스타워즈 애니메이션 [제다이 이야기]를 감상했습니다. 다양한 시리즈물을 통해 스타워즈 유니버스를 계속 확장시켜 나가고 있는 중심 인물, 데이브 필로니가 제작한 작품입니다. 그런데 제목과 같이 제다이의 역사를 광범위하게 소개하는 식의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6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제다이 이야기]는 [스타워즈] 본편, 프리퀄 3부작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아소카 타노와 두쿠 백작의 일화들을 교차하며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일관된 줄거리가 아니고 아소카 타노와 두쿠 백작이 서로 마주치는 일도 없지만 시간 순서 만큼은 일관된 배치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소카 타노가 태어나서 한 살이 되었을 무렵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1화를 시작으로 2화 ~ 4화는 마스터 제다이였던 두쿠가 부패한 공화국의 현실을 목격하고 새로운 정의와 질서를 갈망하던 끝에 시스 군주에게 충성하게 되는 모습을 다루고, 다시 5화에서 아소카가 아나킨 스카이워커로부터 맹훈련을 받던 모습을 거쳐 마지막 6화에서는 [스타워즈 :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2005)의 사건 이후 제다이로서의 신분을 숨기고 살다가 반군으로 다시 나서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소카 타노는 [스타워즈] 프리퀄 3부작에 등장하지 않았던 캐릭터였지만 이후 [에피소드 2 - 클론의 습격]과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의 중간 시점을 다루는 장편 애니메이션 [스타워즈 : 클론 전쟁](2008)에서 오비완 캐노비가 어린 소녀였던 아소카를 아나킨의 파다완(제자)가 되게 해주었던 인연을 시작으로 이후 스타워즈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서 줄곧 적지 않은 비중의 인물로 활약해왔습니다. 그러다 최근 [북 오브 보바 펫]과 [만달로리안]에서 드디어 로사리오 도슨이 연기하는 실사 버전의 아소카 타노를 만날 수가 있었지요.

 

결국 [제다이 이야기]도 내년에 공개될 예정인 새로운 미니시리즈 [아소카]를 위한 전초 작업들 가운데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스타워즈 애니메이션 시리즈들을 챙겨보아온 팬들에게 아소카 타노는 이미 익숙한 캐릭터이고 마침내 실사 버전의 스핀오프 드라마까지 만들어질 만큼 존재감이 크지만 극장에서 [스타워즈] 프리퀄 3부작 정도만 보았던 관객들로서는 넌 대체 누구냐 하게 될 상황을 조금이나마 메워보려는 시도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제다이 이야기] 1, 5, 6화는 각각 아소카 타노의 탄생, 성장(아나킨 스카이워커와의 관계), 그리고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이후의 행적이 시작되는 지점을 소개하는 단편들이라고 하겠습니다.

 

 

한편 두쿠 백작은 프리퀄 3부작 중 에피소드 2편과 3편에서 실사로 등장했던 막강 빌런이었죠. 그 역시 제다이 출신이었다는 남달리 복잡한 사정이 궁금해질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애니메이션 시리즈에도 쌈 잘 하는 악당 두목 같은 모습으로 줄곧 등장했던 것 같습니다만 [제다이 이야기] 2편에서는 젊은 파다완 시절의 콰이곤 진, 3편에서는 메이슨 윈두와 함께 하며 두쿠 백작의 마스터 제다이 시절을 보여주고, 4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시스 군주의 편에 서서 제다이 동료(마스터 야들)를 살해하기까지 하는 흑화의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두쿠 백작의 일화들은 공화국 시절의 일부 제다이들이 왜 어둠의 편에 서게 되었는지를 정치사회적 배경을 통해 설명해보려는 시도라고 생각됩니다. 공화정 아래 정의롭지 못했던 우주 속에 강력한 질서(오더)를 세우고자 했었다는 것이죠.

 

 

이번 [제다이 이야기]는 일관된 서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기존 캐릭터들에 관한 단편적인 일화들을 보여주는 식이다 보니 시리즈 전반적인 매력도는 좀 약할 수 밖에 없겠지만 3D 애니메이션의 기술적인 완성도 측면에서는 기존 시리즈물들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타워즈 유니버스를 현재와 같이 풍성하게 채워온 공로가 스타워즈의 애니메이션 시리즈들에게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앞으로도 다른 실사 버전과 함께 고퀄리티의 신작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계속 제작되기를 기대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

LIST